"짧지만 강렬한 두 소년의 아름답고 슬픈 우정과 이별, 그리고 재회!"
"마지막 한 줄에 담긴 엄청난 반전과 감동!"
동급생을 읽기 전 접한 대표적인 두 문장이다.
중편 소설에 해당해서 페이지 수가 많지 않은데, 이 짧은 분량 속에서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시대와 두 소년의 우정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했다.
책 소개
프레드 울만의 소설 '동급생'은 193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시대라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유대인과 독일 귀족, 두 소년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1971년 첫 출간되었을 때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977년 아서 케스틀러의 서문과 함께 재출간되면서 큰 반향을 얻었고, 그 이후 전 세계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현대의 고전 중 하나가 된 책이다. 1989년에는 제리 샤츠버그 감독, 해럴드 핀터 각본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작가 소개
프레드 올만(Fred Uhlman, 1901년 1월 19일 ~ 1985년 4월 11일)
독일 중산층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히틀러가 집권한 후, 1933년 독일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하여 그림으로 생계를 꾸리며 화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1935년 파리에서 화가로써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1936년에는 스페인으로 건너갔지만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여 그곳을 떠나 영국에 정착해 1985년 런던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레드 올만은 고향을 떠나 망명 생활을 이어갔지만 슈투트가르트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을 잊지 않았다. 자신을 예술가로 만들어 주고 평생 '낭만적'으로 살게 한 것은 자신의 고향이라고 강조했다고 하니 말이다. 이러한 부분은 동급생의 여러 구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친한 친구 없이 홀로 지내던 16세 소년 한스 슈바르츠는 카를 알렉산더 김나지움에 새로 온 그라프 폰 호엔펠스(콘라딘)을 만나면서 우정의 로맨틱한 이상형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단 한 명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친구, 완전한 믿음과 충절과 자기 희생에 감복할 수 있는 친구가 콘라딘이라는 강렬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한스 이외에도 콘라딘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한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결국 콘라딘의 선택은 한스였다. 이 둘은 서로가 유일한 친구가 되었고, 주말이면 여행을 떠나고,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이 둘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한스와 콘라딘의 관심사나 사고방식 등이 같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 명의 16세 소년의 우정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선택할 수 없는 요소들에 의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일부분이기는 하나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 그 차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지만 좁혀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삐걱거림을 시작으로 콘라딘 어머니가 가진 유대인 혐오가 관계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특별한 사건 없이 유대인을 극도로 혐오하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인해 콘라딘은 한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부모님 앞에서 숨겼는데, 부모님이 없는 상황에서만 한스를 집에 초대하고 가족과 함께 보러 온 오페라 공연장에서도 한스를 못본척하면서 한스는 그러한 콘라딘의 모습에 상처를 받게 된다.
콘라딘은 한스와의 관계도 깨기 싫었지만 유대인인 한스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 느낄 어머니의 괴로움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해 한스에게 숨기는 무언가가 생기게 되었고 그 어색함을 발견한 한스는 상처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은 콘라딘에게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한스와 콘라딘은 점점 서로를 멀리하게 되었고, 한스가 미국으로 건너가 받은 콘라드의 편지 속에서 언급한 '유대인'과 '히틀러'를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이 둘의 관계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게 마침표를 찍었다고 본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서로 다른 환경과 신분(?) 속에서도 굳건히 우정을 지켜가는 두 소년의 성장과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우정을 포함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깨달음을 다시 한 번 얻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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